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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국수의 계절이 왔다. 더 고와질 수 없게 갈아낸 콩국물, 방금 찬물에 씻어 탄력 있는 면발, 콩 지방에 입이 느끼해질 만하면 먹는 김치 한 입. 여름이면 생각나는 면이 냉면만 있는 건 아니다.
콩국수는 19세기 말 조선 시대의 요리책 ‘시의전서(是議全書)’에 기록됐을 만큼 유서 깊은 음식이다. 1960~1970년대 쌀 소비를 줄이기 위한 ‘혼분식 장려 정책’ 때 대표 서민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채식 기반의 건강’, ‘재료 본연의 맛’처럼 콩국수를 설명하는 단어들은 현대 음식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강민구 밍글스 오너 셰프는 “요즘 같은 과잉의 시대엔 재료를 덜어내고 심바다이야기pc버전다운
플하게 만드는 콩국수가 더 빛난다”고 말했다.
올여름 서울 최고의 콩국수집은 어디일까? 본지가 음식 업계 전문가 10명에게 물었다. 서울 최고의 콩국수집 5곳을 꼽아달라고 요청했다. 1등부터 5등까지 5점부터 1점까지 매겨 취합했다.



서울 중구 '진주회관'주식투자방법시장
의 콩국수./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전문가들이 꼽은 서울 최고의 콩국수는 중구 서소문동의 ‘진주회관’이었다. 1962년 개업한 이래로 수많은 정치인·기업 총수 등의 맛집으로 꼽히는 곳이다. 경남 진주에서 콩국수집을 하던 창업주가 상경해서 문을 열었다. 2대 사장인 조걸(77) 대표가 자녀와 식당을 릴게임강시
이어가고 있다. 조 대표는 “콩 가는 기계도 미국에서 특수 제작해 왔다”며 “매일 새벽 4시부터 김치 200포기를 담그는데 하루 만에 다 쓴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진주회관이 김치를 담그는 모습. 매일 새벽부터 김치 200포기를 담근다. 하루에 200포기가 다 나간다고 한실전투자클럽
다./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콩국수는 ‘균형의 미학’을 한 그릇에 담은 음식이다. 콩을 조금만 덜 삶아도 비린내가 나고 오래 삶으면 메주처럼 텁텁하고 떫은맛이 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진주회관의 균형 잡히고 걸쭉한 콩국물을 최고로 꼽았다.
진주회관은 강원도 황태콩을 갈아 콩물을 서산 주식
만든다. 하루에 서너 번 정도 콩국물을 내린다. 한 번에 만들어 놓으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동현 음식 칼럼니스트는 “국물의 압도적인 밀도와 부드러운 질감이야말로 진주회관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중면의 꼬들꼬들한 식감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강남구 삼성동 '맛자랑'의 콩국수./맛자랑


2위는 강남구 삼성동의 맛자랑이 꼽혔다. 맛자랑의 콩국수 면은 다른 곳과 달리 어두운 색이다. 대부분의 콩국수집이 밀가루 소면이나 중면을 쓰지만 이곳은 냉면처럼 메밀면을 쓴다. 안병익 식신 대표는 “메밀의 찬 성질이 시원한 맛을 돋운다”며 “콩국물과 조화로운 식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토마토와 오이가 고명으로 오른다. 콩 비린내를 잡기 위해 한약재를 쓴다고 한다. 국물은 살짝 달짝지근하고 질감이 생크림 같다. 문을 연 지 35년 된 이곳은 현재 선릉역 인근에 오기 전까지 대치동에서 영업했다.



그래픽=정인성


3위 진주집은 여의도 직장인들이 매일 줄을 서는 곳이다. 진주회관 창업주의 가족이 문을 열었다. 걸쭉한 국물과 탄력 있는 면의 결이 진주회관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대신 이곳은 손님들이 사이드 메뉴로 만두를 자주 곁들인다. 달큼한 맛이 나는 김치 속 두꺼운 무채가 보쌈김치를 연상시킨다.



서울 서초구 '정선콩국수 소소정'의 정선콩국수(아래사진)와 흑임자콩국수(위 사진)/정선콩국수 소소정.


정선콩국수 소소정(4위)과 밀밭정원(공동 8위)은 최근 떠오르는 신흥 강자다. 소소정은 강원도 정선의 백태콩을 사용해 ‘정선콩국수’라는 상호를 달았다. 2013년에 개업한 이곳은 콩국수 마니아들 사이에서 전통의 노포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 박현진(57) 대표는 평양냉면집을 했던 평양 출신 아버지에게 음식을 배웠다. 박 대표는 “삶고 나면 밤의 느낌이 있는 고랭지 백태콩이 맛의 비결”이라고 했다. 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는 “국물의 농도는 다른 집과 비슷한데 특유의 콩결이 좋다”고 했다. 밀밭정원은 두부 요리 전문점 ‘황금콩밭’이 2020년 낸 식당이다. 영주 소백산 지역 콩을 주로 쓴다. 박정배 음식 작가는 “영주 부석태 콩의 감칠맛이 섬세한 콩국물의 근간”이라며 “비지를 제거한 크리미한 국물이 면과 균형을 잘 잡는다”고 말했다.
콩국수는 보통 한시 계절 메뉴다. 여름에만 잠깐 파는데도 맛을 잘 내는 식당의 경우, 평소에도 콩 또는 면을 잘 다루는 곳이 많다. 강산옥(5위), 피양콩할마니(10위)는 콩비지로도 유명한 노포다. 진미식당(공동 8위)은 경북 문경의 콩으로 청국장과 콩국물을 만든다.
칼국수집의 콩국수가 인기를 끄는 경우도 많다. 면에 내공이 담겼기 때문. 임병주 산동칼국수·서민준밀밭(공동 6위)이 대표적이다. 임병주 산동칼국수는 수제 칼국수 면의 쫄깃함이 미쉐린 가이드 빕구르망의 인정을 받은 곳이다. 서민준밀밭도 도톰한 면발이 늘 인기다. 강지영 음식 평론가는 “서민준밀밭은 노란콩과 검은콩 두 가지 국물과 칼국수 면을 곁들이는 독특한 식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