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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작가의 신작 소설집 『우아한 유령』(민음사 펴냄)이 출간됐다. 현실의 무게를 농담으로 비틀고, 기억의 빈틈을 환상으로 메우는 존재들. 이 소설집에 담긴 여덟 편의 이야기는 그들을 '유령'이라 부르지만, 실은 누구보다 생생하게 살아 있는 이들의 자화상이다.

『치치새가 사는 숲』, 『취미는 사생활』로 독특한 서사 감각을 선보였던 장진영은 이번 작품집에서도 특유의 건조한 유머와 예리한 통찰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의 인물들은 상처와 비밀을 숨긴 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웃는다. 고통을 감추려는 그 웃음은 자학과 자기기만, 그리고 생존 본능의 결합이다. 현실의 위 출원서 협 앞에서 이들은 끝없이 수다를 떨고, 가벼운 몸짓으로 삶의 파국을 건너간다. 그래서일까,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독자 역시 웃음 속에 감춰진 고요한 절망을 감지하게 된다.
각각의 이야기 속 인물들은 보호받지 못한 어린아이이거나, 타인의 시선을 견뎌야 하는 여성, 또는 가난과 트라우마에 갇힌 젊은이들이다. 「임하는 마음」, 「첼로와 복리이자계산방법 칠면조」, 「허수 입력」, 「입술을 다물고 부르는 노래」 등은 겉으로 보기엔 잔잔하지만, 그 안에 감춰진 불안과 폭력, 사랑과 착취의 감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독자들은 이 인물들이 말하지 않는 것, 기억해내지 못하는 것, 고의로 잊으려는 것들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마음의 균열을 따라가게 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억'의 사용 방식 부동산중개업소검색 이다. 장진영은 기억을 단순한 회상으로 그리지 않는다. 그의 소설에서 기억은 종종 망각과 착란, 침묵과 혼동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미로처럼 등장한다.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은 명확하지 않고, 애매한 표정과 모호한 감정의 조합 속에 숨어 있다. 바로 그 모호함이 장진영 문장의 힘이다. 때론 입모양으로만 건네는 말, 때론 단어 없이 이루어지는 시선의 교환이 페이지 학자금대출 이자지원 위에 오래도록 남는다.
『우아한 유령』은 이야기의 장르를 구분짓기 어렵다. 사회파 소설의 날카로움, 성장소설의 서정, 심리소설의 집요함, 그리고 환상소설의 몽환이 한데 어우러진다. 그것은 아마도 이 책이 어떤 특정한 인물의 이야기이기보다는, 2020년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정서를 압축한 하나의 '풍경'이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미소금융재단 소설가 백온유는 "이들이 외면한 진실은 삶의 모퉁이에서 언제까지고 기다리고 있다"고 썼다. 그러나 『우아한 유령』은 단지 고통을 드러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도리어 웃음으로, 농담으로, 그리고 말없는 입술의 움직임으로, 우리가 어떻게든 삶을 버텨 내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하는 이야기들이다.
우아한 유령처럼, 가볍고 조용히, 그러나 결코 사라지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