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WBD)를 둘러싼 초대형 인수전이 예상치 못한 국면으로 흘러가면서 WBD의 자산인 CNN의 운명이 시험대에 올랐다. 인수 대상에서 CNN을 제외하겠다는 넷플릭스와 CNN을 인수해 보도 성향을 바꾸겠다는 파라마운트 사이에서 CNN은 거래의 결과를 가를지도 모를 중요한 지렛대로 급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 있는 CNN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9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알라딘게임 )에 따르면 5일 넷플릭스가 WBD의 스트리밍·스튜디오 부문을 830억달러(약 114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성사시키자 CNN 내부에서는 안도감이 퍼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가 정치적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CNN을 인수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이 결정으로 CNN은 인수자 후보 중 하나였던 파라마운트 산하 CBS 뉴스와 합병될 가능성이 사라졌다.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 CNN 직원들은 “CBS와의 합병보다 훨씬 나은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파라마운트가 7일 WBD에 1080억달러(약 149조원) 규모의 적대적 인수 제안을 내놓으며 다시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파라마운트의 최대주주 래리 엘리슨과 아들 데이비드 엘리슨, 그리고 보수 성향 매체 ‘프리 프레스’를 이끄는 바리 바이스가 인수 손오공릴게임 전에 발을 들이면서 좌파 성향이 뚜렷한 CNN은 오히려 매력적인 ‘정치적 자산’이 된 것이다. 파라마운트는 CNN의 보도 성향을 오히려 기회로 보고 있으며, “CNN을 더 균형 잡힌 뉴스 조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트럼프 행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CNN은 정치적 앙숙 관계로, CNN은 트럼프 대통령을 사사건건 비판해 왔고, 바다이야기 트럼프는 CNN을 ‘가짜 뉴스(fake news)’라고 비난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인수전 개입 신호를 보냈다. 그는 최근 “넷플릭스의 테드 사란도스는 훌륭한 인물”이라고 칭찬하며 승인 여부 논의에 자신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CNN 진행자들을 향한 비난을 이어가며 CNN 문제를 인수전의 핵심으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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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 파라마운트 스튜디오에 있는 파라마운트 로고. /AFP=연합뉴스


파라마운트가 인수에 성공할 경우 CBS 뉴스와 CNN의 통합 가능성이 다시 떠오르게 된다. 두 조직을 합치면 비용 절감과 글로벌 시청자 확대라는 이점이 있지만, CNN 내부에서는 정치적 방향 전환 우려가 크다. 파라마운트는 지난해 프리 프레스를 인수한 뒤 창립자 바리 바이스를 CBS 뉴스의 핵심 보직에 앉히며 보도 방향을 재조정해 왔다. 이 때문에 CNN 내부에서는 “편집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반대로 넷플릭스 인수안이 유지될 경우 CNN은 WBD의 케이블 네트워크들과 함께 ‘디스커버리 글로벌’이라는 별도 상장사로 분리된다. 케이블 시청률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CNN은 자체 전략을 세워야 하고, 개별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부 미디어 산업 인수합병(M&A) 자문가는 “CNN은 지속적으로 인수 후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크 톰슨 CNN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넷플릭스 계약은 CNN이 디지털 전환 전략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고 강조했지만, 파라마운트가 넷플릭스의 인수 경쟁에 맞불을 놓으면서 내년까지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WBD 임원진 역시 “CNN이 스스로의 길을 찾을 가장 좋은 기회였지만, 시장 환경은 여전히 어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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